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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소드

[시엘리] 이해와 기다림

구금 2017. 3. 19. 23:37

ㅅ실 전 지금 쓰는 제 글의 분위기를 정말 좋아합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정ㅁㄹ정말 쓰고 싶었습니다..히힣ㅎ...

 

로가블하를 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끄적거린 건데...으음...그래도 역시 이건 딱히 정해져있다고 보누ㅡㄴ 것보다는 시엘과 엘리시스 둘로 보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서 로가블하말고 시엘리로 생각해주세요하핳하ㅏ하하ㅏㅏ

 

※오타주의, 엘리시스가 모종의 이유로 병상에 누워있음

 

===

 

 

 

 난 네가 좋아하는 부드러운 마들렌을 굽기 위해 들어가는 박력분, 달걀, 버터 등의 비율과 가장 알맞은 온도에 몇 분 동안 구워야 하는지를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어. 네가 어떤 단어를 좋아하는지, 네가 어떤 말에 마음의 짐을 놓을 수 있는지, 네가 어떤 감정을 입 밖에 꺼내는 걸 망설이고 있는지도 알고 있어. 네 동생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단어와 말도 그 속에 섞여 있지.

 

 가령 ‘사랑해’라던가, ‘안아줄게’라던가, ‘옆에 있어 줄게’라던가, 하는 연인들의 속삭임이나 ‘울고 싶어’ ‘ 가망이 없어’ ‘더는 무리야’하는 암울한 구렁텅이 같은 건 네 동생이 들으면 화들짝 놀랄만한 말과 단어들이야. 넌 언제나 동생에게는 누구보다 강인한 사람이었기에 스스로 나약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숨기고 싶어 했고 난 그런 네 모습을 보며 신기해했던 적이 있어. 그것 또한 사랑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내 이해가 부족했던 거였겠지. 하지만 너와 함께 지낼수록 조금씩 그 감정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 사랑하는 사람이 온전히 나에게 기댈 수 있도록 강한 면모만 보여주고 싶은 욕심, 안심할 수 있도록 다독여주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강한 철옹성이 돼 보여야 한다는 욕심을 말이야.

 

 네가 한 발짝 물러서더라도 뒤에는 내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

 

 그래, 아마 이런 뜻이었을 거야. 그렇기에 넌 나에게 그런 말을 들었을 때 화들짝 놀란 거였겠지.

 

 “…팔을 다쳤다고 들었다. 이제 그만 쉬지그래.”

 “가벼운 타박상이야. 더 할 수 있어.”

 “넌 우리 모두를 책임질 필요가 없어, 애초에 이곳에 대장은 네가 아닌 네 동생이니 말이야. 게다가 네 뒤에는 우리가 있으니 우리를 믿는다면 온전히 맡기고 쉬어.”

 

 놀란 네 얼굴은 그동안 돌 같이 굳어있던 모습을 지워버리고 똘망똘망한 눈을 가진 사슴을 연상케 했어. 기사인 너에게서 모두를 지켜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주고 싶은 내 마음이 전해져서 그런 건지 아니면 자신이 배척했던 마족이라는 존재가 건넨 주제넘은 말에 어처구니가 없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그러니 난 멋대로 상상하기로 했어. 깊숙이 숨겨 놓았다고 자신한 감정을 들켜 놀란 거로 말이야.

 

 하지만 지금은 넘겨짚었던 전과는 달라. 사실은 동생에게 이런저런 말을 늘어트리며 그동안 생긴 부재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싶어 하는 것도, 네가 휴식을 간절히 원할 때 오히려 마음을 다잡기 위해 더욱 표정이 굳히는 것도, 아닌 척하면서도 내심 타인과 포옹하며 나누는 온기를 좋아하는 것도, 지금은 전부 알고 있어. 이건 오로지 너이기에 내가 아는 것들이야. 아마 네가 아니었다면 그저 넘겼을 내용뿐이지. 난 지금의 널 가장 잘 알고 있으며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 난 믿을 수 있어. 네가 언젠가 꼭 감긴 눈을 뜨고서는 태연하게 배고프다고 칭얼거릴 걸 말이야. 그럼 난 너에게 언제나처럼 마들렌을 구워줄 거야. 가장 폭신하고 부드러운 마들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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